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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유네스코 전시: ‘빛고을’에서 맞이하는 ‘빛의 계절’, 5대륙장애 작가들과 함께, 기획:심은록

Admin
26 Jun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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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소: 파리 UNESCO
전시날짜: 2018.4.9-18

전시제목: 들꽃처럼 별들처럼, 김근태와 5대륙 장애아동전시
총괄기획 심은록 (SIM Eunlog)



파리 유네스코 전시 공식 포스터  
파리 유네스코 공식 초대장



‘빛고을’에서 맞이하는 ‘빛의 계절’

총괄기획가 심은록(SIM Eunlog)


전시 ‘들꽃처럼, 별들처럼’이 “인간의 마음에 평화의 방벽을 쌓고”[1] 있는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개최된다. 김근태 작가와5 대륙 9개국에서 온 장애 아동들, 총 26명의 57점 회화 작품이 전시된다. 귀한 작품을 보내준 우리 어린 작가들의 이름은 아래와 같다. 

 아시아 

 (한국 4명) 조영재, 김한별.

 (필리핀 2명) Jasper Francis G. Oquendo, Jovanni Regresado

 아프리카 

 (탄자니아 3명) Ibrahim, Godwin, Kelvin

 (말라위 2명) Funani Mangani, Piasoni Chikakuda

 (모로코 1명) Fatima Zahra FASKA

 아메리카 

 (미국 5명) Dennis Han, Dolores, Jim Vogel, 미상 2명

 오세아니아

 (오스트레일리아 3명) Tara Bookluck, Isabella Delic, Sen Lin

 유럽

 (독일 5명) Nicol Jessing, Karda Aydin, Kim Ketelhut, Dianne Kaczmarzik, Junus Emre Caks

 (러시아 2명) Rasenco Seulliba, Kaew Peurobaasisa.


 Jasper Francis G. oquendo, Bird Tree Poster paint on Oslo paper, 2017, 30.48x22.86cm


김근태 작가는 ‘빛의 도시’ 파리에 위치한 유네스코 전시를 준비하며, 많은 의미가 함축된 <빛으로>라는 작품에 전념했다. 그는 한국의 ‘빛 고을’인 ‘광주’에서 태어나,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의 아픔을 안고(5·18민주화운동의 기록물이201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평생 ‘지적장애인’을 그려왔다. 아픔과 고통에서 시작된 그의 예술이 이제 빛에 의해 치유되고 승화되고 있다.  또한 그의 그림 속의 주제인 아이들이 그림 속에서 걸어나와 평화와 희망의 빛아래서 함께 전시한다. 세계 여러 곳에서 그려진 아동들이 고사리같은 손으로 정성껏 그림을 그려서 보내왔다. 아동들의 작품은 대륙별과 국가별로, 즉 5대륙 9개국으로 구분되어 전시되고 있기에, 전시 관람과 함께 세계일주를 동시에 할 수있다. 그것도 어른들의 세계가 아니라, 마치 ‘알리스의 이상한 나라’처럼 어린아이들의 세계를 여행한다. 아동들의 그림에서는, 이 아이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풍경, 전통, 주변 사람들의 모습, 대화 등이 진솔하고 직접적으로 다가온다. 직접 그들의 지역을 방문할지라도 그들과 친밀하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정(情)이 가득한 대화, 감성, 따스함, 세상에 대한 경이가 전달되어온다. 각각의 작품을 통해 그들 지역만의 고유한 ‘들꽃’ 향기가 전달되어오고, ‘별빛’이 관람자의 어깨 위로 내려앉는다. 

김근태 작가는 작품 <사계> (봄, 여름, 가을, 겨울)과 제5 계절인 ‘빛’의 계절을 전시한다. <사계>는 그가 좋아하는 작곡가 안토니오 비발디가 1725년에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 Opus 8 ‘사계’(四季)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작가는 그만의 독특한 해석을 담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그의 캔버스 위의 <봄>은 새싹이 돋아나는 소리, 아이들의 크는 소리를 초록색으로 표현한다. “따뜻한 봄이 왔다. 새들은 즐겁게 아침을 노래하고 시냇물은 부드럽게 속삭이며 흐른다”(비발디 ‘사계’의 소네트에서). “뜨거운 여름이 다가오면 타는 듯 뜨거운 태양”(Ibid.)이지만, 김근태 작가의 <여름>에서는 푸른색의 하늘과 청량한 공기를 재현하며, 몸은 시원하게 마음은 맑게 한다. “농부들이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나누며 술과 춤 잔치를 벌이는”(Ibid.) 비발디의 ‘가을’을 김근태는 벼가 익어 풍요로운 노란색으로 재현한다. “얼어붙을 듯이 차가운 겨울. […]바람이 제멋대로 휘젓고 다니는 소리를 듣는다. 이것이 겨울이다. 그렇지만 겨울은 기쁨을 실어다 준다.”(Ibid.) 이 기쁨의 겨울 바람을 김근태는 스카이블루, 코발트블루로 재현한다. 노란색이 김근태의 신작 <빛으로>에도 지배한다. 하지만, <가을>의 노란색은 친근하고 풍요로운 대지의 색이라면, <빛으로>의 노란색은 안료에 실제의 빛을 섞은 듯한 승화된 색이다. <빛으로>를 처음 볼때는 캔버스 위에 빛만 가득찬 것 같지만,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면, 그 안에 우리의 일상 삶과  희비애락(喜悲哀樂)이 담겨있다. 이러한 일상성과 감성이 ‘빛과 같은 예술’을 통해 치유받고  승화된다.

지면의 한계로 일일이 열거할 수 없지만, 많은 분들(도록 뒤 참조)의 도움 덕분에 이 전시가 가능할 수 있었다.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1] "전쟁은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되므로 평화의 방벽을 쌓아야 할 곳도 인간의 마음이다" - 유네스코 헌장에서